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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여행] 행복을 기원하는 장소로 승화된 '십자가 언덕'

돌담* 2012. 11. 27. 06:30

 

   행복을 기원하는 장소로 승화된 '십자가 언덕'

 

      리투아니아의 샤울랴이에서 북쪽으로 약 12km 떨어진 곳에는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주 특별한 순례지인 '십자가 언덕 (Hill of Crosses)'이 있습니다

      낮으막한 언덕과 그 주위에는 나무. 금속. 플라스틱으로 만든 크고 작은 십자가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하게 세워져 있는데 그 수가 무려 100,000개를 넘는다고 합니다

 

      러시아에 대항하여 농민들이 봉기를 일으킨 1831년 이후 이 언덕에 세워지기 시작한 십자가는

      1900년까지만 하여도 130개 정도였으나 그 수는 점점 늘어나 리투아니아가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획득한 1991년에는 십자가의 수가 55,000개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십자가를 내세운 리투아니아인들의 다소 섬뜻하면서도 조용한 저항을 못마땅하게 여긴 러시아는

      군대를 동원하여 이곳의 십자가들을 수차례 밀어냈지만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또 다른 십자가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고 하는 이 십자가 언덕은

      이제는 리투아니아인들의 희망과 평화. 희생 정신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십자가 언덕으로 가는 길

 

 

멀리 낮으막한 십자가 언덕이 보입니다

 

 

십자가 언덕 좌측

 

 

나무가 서있는 가운데 부분이 십자가 언덕이 시작되는 지점

 

 

십자가 언덕 우측

 

 

십자가 언덕의 계단

 

이 십자가들은 무덤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러시아의 압박이 심해지자 독립운동도 거세게 일어났고 이에 리투아니아인이 많이 죽었는데

독립운동을 하다 죽은 사람의 무덤에는 십자가를 세우지 못하게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덤이 아닌 이 언덕에 따로 십자가를 세워 고인의 넋을 위로하였는데 점차 죽은 사람뿐만아니라

시베리아로 유배를 간 사람을 기리기 위해서도 십자가를 세웠다고 합니다

 

 

십자가 언덕 반대편

 

 

십자가 언덕 곳곳의 모습

 

 

 

 

 

 

 

 

 

 

 

 

 

 

 

 

 

 

 

 

 

 

 

 

 

 

이제는 결혼을 한 후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원하기 위해서도 십자가를 세우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서도 십자가를 세운다고 합니다

이 남자는 가족을 위하여 십자가를 세우다가 카메라를 든 나를 보고 자신의 카메라를 나에게 건네면서

자기가 세우고 있는 십자가를 넣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기에

십자가 옆에서 활짝 웃고 서 있는 모습을 찍어 주었습니다

  

 

1993년 9월 7일 이곳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글

Thank you, Lithuanians,

for this Hill of Crosses which testifies to the nations of Europe and to the whole world the faith of the people of this land.

( 유럽과 전세계 국가들에게 십자가 언덕을 통해 이 땅의 사람들의 믿음을 증거해 주어 감사하다는 내용 )

 

 

십자가 언덕을 떠나면서 바라본 하늘

 

적어도 세차례 이상 러시아 당국이 블도저로 밀어 뭉개버렸던 이 십자가 언덕이...

인근 Kulve 강에 댐을 건설하여 이 지역을 수몰시키려는 정부 당국에 대항하여 평화 시위를 벌였던

이 십자가 언덕이... 이제는 아픔을 기억하면서 행복을 기원하는 장소로 승화되었고

전세계 종교인들과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리투아니아의 대표적 명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