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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탄자니아여행] 킬리만자로 정상까지의 등반을 위한 도움말

돌담* 2014. 3. 19. 06:30

 

킬리만자로 정상까지의 등반을 위한 도움말

 

지금은 산행 방법이 바뀌었지만 예전에 산악회 회원으로 산행을 할 때는 장소와 시기를 불문하고

정상까지 오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여 그 성취감에 또 다른 산을 찾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상 정복보다는 둘레길에 호감을 갖게 될 무렵 아프리카 대륙에서 제일 높은 산이자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일반 등산객이 올라갈 수 있는 제일 높은 산이라는 <킬리만자로>를 오르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철저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도전한 무모한 등반이었지만 킬리만자로 등반을 꿈꾸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성공적인 등반을 위하여 체험에서 얻은 몇가지 도움말을 드리려고 합니다

참고로 요즘 많은 분들이 선호하고 있는 <안나푸르나 등반>은 베이스 캠프까지만 올라가는 등반인데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해발 고도는 4,130m, 킬리만자로 정상 해발 고도는 5,895m입니다

 

 

                                                                              킬리만자로 (Mount Kilimanjaro)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실제 등반할 당시에는 산 기슭까지 눈이 덮여 있었고 간혹 눈까지 내렸던 흐린 날이었습니다

정상 한복판에는 원형의 분화구가 있고 <Gilman's Point>까지만 올라가도 정상까지 올랐다는 인증서를 받을 수 있지만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는 넓은 정상 부분 중 제일 높은 곳은 한쪽 끝에 솟아 있는 <Uhuru Peak>입니다

 

 

킬리만자로 등반 루트

 

우리가 선택한 루트는 <Marangu 루트>로 원래 5박 6일 코스였으나 4박 5일로 단축하여 등반한 루트입니다

이 루트는 3 곳의 캠프를 경우하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루트이기에 '코카콜라 루트'로 불리고 있었고

<Machame 루트> 등 경사가 심한 루트는 '위스키 루트'로 불리고 있었습니다

 

Marangu Park Gate를 출발하여 첫날은 Mandara Hut에서 잠을 잤고

둘째 날은 Horombo Hut에서 그리고 셋째 날은 Kibo Camp에서 잠을 잔 후에

넷째 날 새벽에 Kibo Camp를 출발하여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른 후 바로 하산하여 Horombo Hut까지 내려와 잠을 자고

다섯째 날 다시 하산을 하기 시작하여 Mandara Hut에서 점심만 먹고 Marangu Park Gate까지 내려왔습니다

 

 

킬리만자로 등반을 시작하는 날 아침 일찍

모시(Moshi)에 있는 숙소 옥상에서 바라본 킬리만자로의 모습..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킬리만자로 입구인 Marangu Park Gate까지 우리 일행과 짐을 싣고 갈 차량

킬리만자로를 등반할 인원은 20대 초반에서 60대 초반까지 19명

여기에 현지인 대장 가이드를 포함하여 가이드가 6명, 쿡 3명, 포터가 등반 인원 한명에 한명이니 적지 않은 인원이었습니다

( 수고비는 4박 5일에 가이드 50달러. 쿡 25달러. 포터 20달러 이지만 하산 후 조금씩 더 주었습니다 )

 

 

해발 1,860m 높이에 있는 킬리만자로 국립공원 입구 - Marangu Park Gate

입장료는 1인당 521달러였고 비자카드로만 결재가 가능하였습니다

( 1일 입장료 60달러. 1일 숙박비 50달러. Rescue 비용 20달러. 기타 1달러 )

입구 근처 상점에서 두꺼운 겨울 옷은 물론 스틱. 스패츠. 아이젠. 비옷 그리고 선그라스까지 사거나 빌릴 수 있습니다

 

참고로.. 킬리만자로 등반을 위해서는 여름 옷에서부터 가을 옷 그리고 영하 30℃ 정도를 대비하기 위하여

내복을 포함 겨울 옷을 갖고 가야 하고 등산화를 포함 겉옷은 고어텍스 제품이 좋습니다

( 옷 등은 포터에게 맡기고 본인은 음료수와 간식 등 최소한의 물건만 배낭에 넣고 오릅니다 )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주의사항

하루에 4~5리터 물을 마시고, 고산증이 있으면 바로 하산하고

고도에 적응하기 위하여 천천히 걷고,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캠프에서 캠프까지.. 캠프에서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과 각 캠프의 해발 고도를 적어 놓은 안내판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첫 구간인 산림지대 - 마치 밀림과 같은 풍경이었고 원숭이도 간혹 보였습니다

 

대장 가이드가 자기보다 절대 앞서지 말라면서 우리에게 연신 '폴레 폴레'라고 합니다

폴레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천천히'라는 뜻이고 고산 적응을 위하여 첫 구간부터 훈련을 시키는 것입니다

우리 일행은 이미 어제부터 고산증 극복을 위하여 준비해온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였는데

약의 내용은 아스피린 프로텍트 1정. 기넥신(혈액순환제) 1정. 다이나믹스(이뇨제) 1정이고 하루에 한번 복용하였습니다

 

 

제 1캠프인 Mandara Hut - 고도가 2,720m로 적혀 있고 입구에서부터 8.1km, 6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각 캠프에 도착하면 우선 리셉션에 들려 도착시간. 국적. 이름을 적어야 합니다

 

각 캠프마다 공동식당이 있어 동행한 쿡이.. 갖고 온 재료와 가스로 음식을 요리해 주었습니다

씻을 물은 더운 물로 제공되었으나 양이 너무 적어 세수를 한 후 두사람 물을 합쳐야 간신히 발을 씻을 정도였고

샤워는 물론 머리 감는 것도 금지였습니다. ( 밤에는 무척 추웠기에 감기 등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

 

 

  제 3캠프인 Kibo Camp까지 이렇게 짐을 지고 가는 포터

너무나 고생을 하였기에 등반을 끝내고 각자 자기 포터에게 옷. 장갑 등을 주었습니다

 

 

둘째 구간은 낮은 교목들이 있는 들판입니다

 많은 종류의 야생화가 예쁘게 피어 있었고 시야가 트여 있어 제일 기분 좋게 걸은 구간이었습니다

 

 

제 2캠프인 Horombo Hut - 고도가 3,780m로 적혀 있고 1캠프에서부터 11.6km, 9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모든 사람에게서 고산증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원래 이 루트가 5박 6일이었던 것은 이 캠프에서 하루를 더 머물며 주위 경치도 보면서 고산증에 적응하라는 의도였습니다

이 캠프에서 40대 산악회 회원 등 3명이 심한 고산증으로 등반을 포기하였습니다. (남은 인원은 16명)

 

 

셋째 구간은 고산 사막지대인데 출발할 때 비가 조금씩 내렸습니다

한시간 정도 걸으니 비와 함께 바람까지 불었는데 비바람에 충분하게 대비를 못한 여자 3명이 캠프로 되돌아 갔습니다

제 3캠프에 도착하여 확인을 해보니 포터에게 맞긴 겨울 옷들이 배낭 속에 있었으나 대부분 비에 젖어

정상 정복에 큰 차질을 빗었습니다.

옷들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여 비닐로 감싼 후에 배낭에 넣어야 했습니다. (남은 인원은 13명)

 

 

제 3캠프인 Kibo Camp - 고도가 4,700m로 적혀 있고 2캠프에서부터 9.6km, 6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눈까지 내리는 악천후 때문에 준비해 갖고 간 점심도 먹지 못하고 강행군을 하며 Camp에 도착한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 심한 고산증에 시달려 식욕을 잃었고 걷는 것조차 어질어질하여 누워만 있었는데

대장 가이드가 자정에 정상 등반을 시작한다고 하면서 그때의 기온이 영하 30℃정도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할 수 없이 옷이 심하게 젖은 사람과 고산증이 심한 사람 5명이 정상 등반을 포기하였습니다. (남은 인원은 8명)

 

 

대장 가이드가 자정에 출발하자고 깨웠는데 8명의 겨울 옷이 입고 잤는데도 다 마르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나가봐야 옷이 얼 것이 틀림없기에 좀 더 입고 자기로 하고.. 4시에 일어나 지참물은 최소로 하고

나머지 짐들은 캠프에 놓아둔채로 가이드 3명과 함께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뒤로 보이는 산이 5,149m 높이의 Mawenzi 입니다

 

 

산은 경사가 심해 똑바로 오르기가 힘들어 아이젠을 차고 지그재그로 올라야 하지만 무척 심한 고산증이 왔습니다

고산증을 극복하려고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억지로 물도 마셔 보지만

숨 쉬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어지러움과 구토증과 함께 얼굴이 부어 올랐습니다  

 

 

킬리만자로 정상인 <Gilman's Point>에 도착했을 때는 얼굴이 호빵맨이 되었고 안압도 높아졌습니다

이곳에 제일 먼저 도착한 남자 3명은 Uhuru Peak로 향했고 늦게 도착한 5명은 이곳까지의 등반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 짐들이 있는 Kibo Camp는 오후 1시까지 다음 등반객을 위하여 비워주어야 하는데

늦게 Gilman's Point에 도착한 5명에게는 Uhuru Peak까지 다녀올 시간 (왕복 3시간)이 너무 부족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정에 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는 Gilman's Point에서 Uhuru Peak로 가는 길

 

 

    정상에서도 제일 높은 곳인 <Uhuru Peak> - 해발 5,895m 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킬리만자로가 높은 산이긴 하지만.. 4박 5일 또는 5박 6일에 걸쳐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하는 산행이기에.. 설악산. 지리산을 등반할 체력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산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체력을 갖고 있어도 고산증에는 약한 사람이 있기에 고산증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하며

Horombo Hut에서는.. Kibo Camp로 가는 이튿날 기상 상태를 꼭 확인한 다음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Horombo Hut에서 하루 더 머무는 것이 정상 등반을 위한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