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솔숲 갈래길에 있는 산수유 꽃마을 '띠띠미마을'
3월 말경 산수유 꽃을 보러 의성에 갔다가 활짝 핀 모습은 못 보고 봉우리만 보고 왔는데
지난 주말 백두대간 길따라 조성되고 있는 '봉화 솔숲 갈래길'을 걷다가
'띠띠미마을'이라 불리우는.. 고택들이 있는 작은 산수유마을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지도에는 '두동마을'이라고 표기돼 있지만 마을사람도 택시기사도 '띠띠미마을'로 부르는 이유는
뒷마을 즉 '뒷띠미'가 수백년 세월 동안 '띠띠미'로 굳어진 때문이라고 합니다
구불구불 휘고 비틀린 마을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니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고택과
먹빛 기와를 이고 있는 낮은 돌담 위로.. 노오란 산수유꽃이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정겨운 시골 마을의 모습같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이 마을은 병자호란 말기 일등공신 홍가신의 손자 홍우정이 '청나라에 나라를 넘겨줄 수 없다'며
벼슬을 버리고 산간벽지를 찾아 들어오게 되면서 생겼다고 합니다
처음 터를 잡던 때만 해도 온통 다래 덤블이었던 이 마을에.. 홍우정 선생이 어디선가
산수유 두 그루를 구해 와 심은 것이 지금의 수백 그루 산수유 농사가 되었고
변변한 밭뙈기가 없는 첩첩산골 마을에서 산수유 열매가 이들에게 '쌀'이 되었다고 합니다
산수유 열매로 자식들을 대학까지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는 이 귀한 산수유 나무는
어느 곳에 있는 나무라도 논이나 밭처럼 나무마다 주인이 있다고 하며.. 이곳보다 더 알려진
의성군에 있는 산수유 나무들도 여기서 분양받아 나간 나무들이라고 합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가에 노란 산수유 꽃이 진녹색 소나무와 아름답게 어울리고 있다
마을 언덕 곳곳에 피어있는 산수유 꽃
산수유 나무 사이로 구불 구불 나있는 마을 길
마을을 가로질러 나있는 도로의 이름도 '산수유길'이다
언덕길 끝부분에 있었던 140년 된 깨끗한 고택
고택 앞마당에 다정하게 앉아있는 고부의 모습이 보기 좋다
낮은 흙돌담 옆에서 노란 자태를 뽑내고 있는 산수유 나무들
산수유 나무가 이렇게 고택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폐가 주위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수유도...
한쪽이 무너진 돌담 옆의 산수유도.. 나에겐 다 아름답게 보인다
활짝 핀 산수유 꽃
돌담 옆에서 피기 시작한 목련꽃
산수유 차를 마신 이장님 집에 있던.. 영화 '워낭소리'에서 소가 끌었다는 달구지의 바퀴
( 봉화군은 '워낭소리'의 촬영지이다 )
영화 '워낭소리'의 한 장면
띠띠미마을을 떠나.. 석천계곡에서 '석천정사'를 바라보며 잠시 쉴 때
닭실마을내 거북바위 위에 지어진 정자인 '청암정' - 1526년(중종21) 세워짐
축서사 경내에서 본 예쁜 돌담길
요즘에는 어느 지역을 가든지 지자체에서 뛰어난 경관지역에 탐방로를 조성하여
관광객을 유도하면서 지역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들린 '띠띠미마을'도 봉화군에서 201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봉화 솔숲 갈래길'이라는
탐방로의 제1구간(15km)을 가다가 들려볼 수 있는 마을 중 한 곳이였습니다
'띠띠미마을'을 나와 제1구간의 나머지 길을 걸어보니 아기자기한 석천계곡을 끼고 있고 닭실마을과
천주교 성지인 '우곡성지'가 포함되어 있어.. 하루 녹색 트래킹하기에는 아주 좋은 코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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