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의 돌담

해외여행/아시아

[네팔여행] 인도에서 43시간30분 만에 도착한 네팔 카트만두

돌담* 2010. 1. 5. 07:06

 

    인도에서 43시간30분 만에 도착한 카트만두

 

        인도에서 제일 추웠던 다르질링에서 내려와 네팔로 들어가려고

        국경마을인 카카르비타로 갔다

        네팔에서의 여행코스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를 거쳐 

        안나푸르나를 볼수있는 포카라와 불교 성지 룸비니로 되어있었다

        네팔은 인도보다 고산지대라 덥지도 않고 조용하여 여행하기 좋았지만

        잊지못할 체험을 한 곳이기도 하였다

 

    

인도쪽에서 본 카카르비타의 국경 검문소. 건너쪽이 네팔이다.

네팔은 3일까지는 무료비자를 발급받아 체류할수 있는데 그 이상 체류시에는 비용을 내고 비자를 받아야 한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까지 타고갈 로컬버스.  오후 5시에 출발하였는데 14시간쯤 소요된다고 하여

내일 정오 전에는 도착하리라 생각하고 간식으로 빵만 조금 준비하였다

 

 

덜컹거리면서도 잘 달리던 버스가 밤 2시30분경 멈추었는데 시간이 흘러도 출발할 기색이 보이지 않고 운전기사도 안 보여

차에서 내려보니 모든 차들이 멈추어 있었다.  처음에는 네팔에서는 안전을 위하여 기사들이 잠을 자는줄 알았다

 

아침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상황을 알아보니 3km앞에서 '번다'(과격한 시위.데모)가 발생한 것이었다

이유는 운전기사가 한명 죽었는데 운수회사측에서 너무 적은 보상금을 책정해 타협이 안되고 있는 와중에

회사측의 뇌물을 받은 경찰이 '회사측에서는 할 도리를 다했다'고 결정을 하자 주민들이 격분하여

도로 한군데에 시체를 놓고 커다란 돌덩이로 도로 양쪽을 막고 항의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번다'는 하루종일 계속되어 저녁이 되었지만 풀릴 기미가 보이기는 커녕 내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말만 들리고

차가 움직이지 않으니까 차안이 덥고 모기가 많아지면서 배도 고파.. '번다'를 벌리고 있는 마을로 가서

하루밤 잘곳을 찾을까 하며 고민하고 있는데 오후 8시30분경 번다가 풀렸다는 소식이 들렸다. 18시간 만에 풀린 것이었다

 

 

모든 불편한것을 잊고 출발한 것만 좋아서 차를 타고 가는데 산악지대로 올라가니 도로상태가 아주 안좋았다

도로폭이 너무 좁아 큰차 2대가 붙다시피하며 지나가야 하는데 우리차가 난간도 없는 낭떠러지 쪽이다

네팔은 영국처럼 차량이 도로 좌측 진행인데 캄캄한 밤에 좌측이 깊은 낭떠러지이면서 도로의 굴곡이 심했다

 

너무 불안하여 잠도 오지 않았지만 뜬눈으로 밤을 새울수도 없어 겨울용 등산복 상의로 상반신만 덮고 자고 있는데

갑자기 '꽝'하는 소리와 함께 내몸 위로 무언가가 쏟아져 내렸다. 창문유리 파편이었다

맞은편에서 비껴가던 화물차의 백밀러가 내좌석 바로옆의 창문을 치고 지나간 것이었다

일어나 창문을 자세히 보니 유리가 안전유리가 아닌 위험한 일반유리 였다.... 기가 막혔다.

 

만약 내가 등산복으로 상반신을 안 덮고 있었으면... 옆의 집사람이 추워서 침낭속에 있지 않았으면...

어떤일이 벌어졌을까 생각을 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차는 멈추어 있었고 차에서 내려 옷에 붙어있는 유리파편들을 털고 올라오는데 운전기사 아무 관심이 없었다

통로 건너편에 앉아있던 어린아이가 유리파편으로 팔에서 피가 나는데도 아이의 아버지는 아무런 항의도 없었다

차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아무말이 없었다... 네팔사람들은 이렇게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깨진 창문으로 찬바람이 들어오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도 안하고 버스는 달렸다

안전 불감증의 운전기사가 이런일에 대비하여 비닐이라도 갖고 다닐리가 없고 내가 막기에는 너무 크고

덜덜떨며 몇시간을 달리니 아침이 밝아오기 시작하였다

이제부터는 산위에서 밑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산 중턱까지 만들어진 논과 밭..

산과 구릉지로 이루어져 있는 이들의 척박한 환경을 느끼게 해주었다

 

 

버스는 카트만두까지 얼마 남지않은 휴게소에서 마지막 정차를 하였다

모두들 아침을 먹었지만 기분도 그렇고 너무 혼잡하여 과일과 과자를 사서 허기를 달랬다

 

 

 정오 12시 30분경에 도착한 카트만두. 카카르비타를 출발한지 43시간 30분 만이었다

도착하여 Moonlight Hotel에 여장을 풀고 한국음식을 하는 Nepal Zzang으로 가서 오랫만에 식사를 하였다

 

인도 다르질링쪽에서 네팔로 여행하는 모든분들께 권하고 싶다

낭만을 생각하지 말고 안전하고 빠르게 카카르비타에서 비행기를 타고 카트만두로 가라고..(40분소요)

 

 

 좀 쉬어야 했지만... 하루 이상의 차질이 생겨 카트만두에서 머무는 일정에서 하루를 빼기로 한후

식사를 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간곳이 카트만두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불탑인 세계문화유산 '스와얌부나트'

 

 

스와얌부나트 입구 거리의 모습

 

'스와얌부나트'는 도시를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사시사철 수많은 방문객들로 들끓는 곳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카트만두 계곡은 호수였고  '스와얌부나트'는 호수 한가운데 섬처럼 떠 있었다고 한다

즉 건립연대에 대해서는 알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신화로만 알고있던 호수설이 최근 지질학자들에 의해 사실로 밝혀졌다고 한다

 

 

 '스와얌부나트'가 처음 건립된 때는 기원전 3세기로 추정되는데 아쇼카 왕이 카트만두 일대를 순례한후 세워진 것이라고 한다

그후 14세기 이슬람 침략자들에 의해 파괴된후 말라 왕조에 의해 재건되었다

 

 

 스와얌부나트 올라가기전 길가의 모습

 

 

 

 

 

도로 입구에서 부터 100m이상 되는 오르막 계단은 단번에 올라가기에는 벅찰 정도로 가파로웠다  

 

 

 

 

 

멀리 보이는것이 '스와얌부나트'

 

 

 정상에 오르자마자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것은 커다란 금속 도르제(Dorje)

 

도르제는 힌두교의 인드라 신이 들고 다닌다는 전설속의 무기이다

불교에서는 욕망을 끊는 힘을 가진 금강저(金剛杵)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도르제 뒤편에 있는 거대한 반구형의 '스와얌부나트'

 

돔 형태의 스와얌부나트 상단에는 네팔식 불탑이 자리잡고 있었고

불탑 중앙의 눈은 '부다의 눈'을 상징하는데 동서남북 사방으로 카트만두 계곡을 응시하고 있었다

 

 

물음표같이 생긴 코는 네팔숫자 1을 나타내는데 모든 진리는 하나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두눈 사이에 있는 점은 진리를 꿰뚫는 제3의 눈인 삼지안이라고 한다

 

눈이 그려진 탑신 위로 13개의 둥근원이 차곡차곡 포개져 있는데

이는 티베트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하기 위한 13단계의 과정을 뜻한다 

 

 

 스와얌부나트 주위의 여러 모습들

 

 

 

 

  

 

 

 

 

 

 

 

 

 

 

 

 

스와얌부나트에서 내려다 본 카트만두 시내 전경

 

설산의 왕국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분지는 해발1,300m 내외의 구릉지로 이루어져 있다

카트만두는 천연의 요새이자 인도와 중국등 양대 강국과 교류를 하기에도

적합한 지역이었기 때문에 왕조 수립의 성패는 카트만두 일대를 점령하느냐와 직결되었다

결과적으로 카트만두 일대는네팔에서 발생한 모든 왕조의 수도였고

그 덕에 카트만두는 네팔에서 유일하게 도시다운 면모를 갖춘곳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