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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불의 사랑은 얼마나 눈부신가 - 오만철 도자화전

돌담* 2015. 5. 26. 07:38

 

 

오만철 도자화전 흙과 불의 사랑얼마나 눈부신가

 

인도를 처음 여행하고 돌아온 후 인도사람들의 눈빛과 인도의 색을 잊지 못해 2012년 2월 다시 찾은 남인도에서

자유스러운 옷차림에 말이 없고 간혹 바닷가에서 상념에 잠겨 있던 화가 한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25일간 배낭여행의 동행자였던 오만철 화백님.. 이분과는 아침과 저녁으로 때로는 하루종일도 함께 있었던 날이 있었는데

인사동에서 개인 도자화전을 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눈이 부시게 화창한 5월 24일 전시회장을 찾았습니다

 

처음으로 접해보는 도자화... 초벌구이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화선지처럼 평평하게 펴진 도판을

캔버스로 사용하여 그림을 그려 가마에서 구어낸 도자화.. 이 특별한 작품들을 반가운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감상하였습니다

작가가 도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20년 전부터 찾아 헤메던 도자기 본연의 질감과

화선지 처럼 수묵의 농담과 번짐까지 고스란히 받아낸 그림이 나타나 있는 독창적인 도자화를 감명깊게 감상한 것입니다

 

 

도자화전이 열리고 있는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전시기간 2015. 5. 20 (수) ~ 6. 2 (화)

 

 

오만철 - 1963년 전남 곡성 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 도예과 졸업. 경기대학교 대학원 고미술 감정학과 졸업

개인전 24회. 기획전과 그룹전에 220여회 출품

현재 세종조형연구소장. 서원대. 홍익대 출강... 유연회. 시연회. 시공회. 미협. 정글프로젝트회원

 

 

오만철은 남들이 먹고 자고 하고 싶은 본능과 씨름질할 때

쇠끌 하나 쥐고 동굴 암벽 속에서 들끓는 불덩어리 하나를 새겨 놓아야만 했던

그 사내의 오만과 철학과 표현본능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다

 

 

계곡∥

 

오만철은 창작에너지가 넘치는 작가이다

20년째 일년에 한차례씩 개인전을 열 정도이다

 

 

붉은 바위

 

작가는 오래 전부터 그의 개인전에서 도판화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작가는 도판이 화선지 처럼 수묵의 농담과 번짐까지 고스란히 받아내 내면의 정신을 드러내는 도자화를 선보이고 싶었다 

 

 

진달래향기에 젖어보다

 

그러나 아무리 실험을 계속해도 화선지만한 포용력과 감수성을 지닌 도판과 만나지 못했다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은 모든 청화백자의 본향인 중국 경덕진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 여기라면 내 꿈이 이루어 질지도 모른다 -

 

 

잔설∥

 

경덕진은 천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오만철을 맞아주었다

 

 

계곡 I

 

여기 흙이야말로 진정한 고령토이다

경덕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강서성 고령산에서 출토되는 흙이 고령토이다

중국정부는 자국 고령토의 해외반출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고령토를 쓰려면 중국으로 가야만 한다

고령토의 부드러운 입자는 화선지보다 착색이 잘될 만큼 예민한 감수성 덩어리였다

 

 

자작나무∥

 

가마 (불의 집)

도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20년 전부터 찾아 헤메던 바로 그 도자기 본연의 질감과 색감을 살려내려면

가마 온도를 1,330도 넘게 올려야 한다

그 고온이라야 안료는 고령토에 제 본성을 온전히 내려 놓으며 소성되는데 그것이 가능했다

 

 

여름 히말라야를 느껴보다∥

 

안료

우리 안료는 1,250의 화도에 맞게 생산된 안료여서 1,330도의 고열을 견뎌내지 못했다

그는 중국안료를 구입하여 독자적으로 개발연구하고 실험을 하여

아주 미세하게 달라지는 그 농도 차이를 찾아내자 자신만의 색이 도판들을 빛내기 시작했다

 

 

여름 히말라야를 느껴보다 I

 

 

청산도

 

 

 

 

 

저녁노을

 

 

운무

 

오만철은 끝내 도자기의 형태를 허물고 도판을 캔버스 삼아 자신만의 색을 오만년 만에 찾아내고

막걸리 한사발 벌컥벌컥 들이키는 사내이다

 

 

작가와 함께...

 

 

작업실 모습

 

 

 

작품에 삽입된 글은

소설가이자 미술평론가인 박인식님이 오만철 도자화전을 기념하여 발행한 화보에 써주신

<흙과 불의 사랑은 얼마나 눈부신가>에서 발췌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