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오의 목다구 '오래된 나무의 생각'
약속했던 일이 있어서 인사동에 갔던 날..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눈은.. 일을 마친 후에도 계속하여 내렸기에
좀 더 인사동에 머물고 싶어서 쌈지길을 걷다가 건물들을 바라보니
화랑 간판들이 줄지어 눈에 들어왔습니다
유화 전시장을 들어가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며칠 전에 이웃 블로그에서 木茶具 개인전이 쌈지길 근처에서 열린다는
글을 읽은 생각이 나기에.. 인고의 세월과 장인이 만들어 놓은
나무의 결과 질감을 느끼려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올 겨울에 처음 본 눈
마룻장이나 들보 부엌문짝 목다듬이 등
오랜 세월 사람들의 살림 속에서
시달린 나무들이 저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나를 선택해줘서 고마워,
나는 이렇게 만들어줘,
나는 찻상이,
찻잔받침이 찻숫가락이...
작업장이 나무들이 떠들어대는 소리로 시끌합니다.
목다구의 품성이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기에
언제부터인가 고재를 이용해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조용한 작업장에 앉아 오래된 나무들이
두런대는 소리를 듣는 게 즐겁습니다.
< 청오 김용회 >
먹감나무 찻상
밤나무 찻상
살구나무 찻상
느티나무 찻상
상수리나무 찻상
먹감나무 찻상
누군가는 섬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새라고 한다
느티나무 찻상
차시 (차를 젓는 숟가락)
잣밤나무 찻상
살구나무 받침
돔베나무 찻상
작품에 사용된 나무는 모두 10년 이상을 건조시킨 나무라고 하며
모든 무늬는 인위적으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적인 무늬라고 합니다
누군가 나무를 오래 만지면 도인이 된다고 말하였는데
작가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지겨움까지도 사포질을 했다고 합니다
일시 : 2012년 12월 5일~11일 (11시부터 18시까지)
장소 : 인사동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1전시장(지하) 010 4603 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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