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때문에 파괴된 인류 유산 '멤논의 거상'
이집트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고대 도시 룩소르에 도착하면
아무 것도 없는 벌판에 여기저기 갈라지고 부서진채로 형상만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두개의 거대한 석상을 만나게 되는데 이 석상이 바로 '멤논의 거상'입니다
이 석상은 이집트 신왕국 제18왕조의 아홉번째 파라오인 아멘호테프 3세의 좌상으로
지진. 전쟁 등으로 파괴된 장제전의 탑문 앞에 세워져 있던 것입니다
아멘호테프 3세의 아버지인 투트모스 4세는 이집트의 나폴레옹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복을 많이 하여 영토를 가장 넓게 확장한 파라오입니다
부친으로부터 광대한 영토를 물려 받은 아멘호테프 3세는 내실을 잘 다져
이집트를 가장 번영한 나라로 만들었고 람세스 2세 못지 않게 많은 신전을 지었는데
그 중에는 룩소르 최대의 신전인 카르나크 신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멤논의 거상'이라 불리는 두개의 석상
거상이 만들어진 후 큰 지진이 일어나 이곳에 있는 거의 모든 조형물이 파괴되면서
거상도 피해를 입었는데 그 후 이 석상은 매일 아침 동틀 무렵이면 슬픈 울음소리를 냈다고 한다
그러자 거상이 내는 소리를 들은 그리스 시인들이 다음과 같은 전설을 만들어 내었다
멤논은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왕인 티토누스와 새벽의 여신 오로라의 아들인데
아버지로부터 그리스군에 포위되어 있는 트로이를 도와주라는 명령을 받고 전쟁터에 나아가
그리스의 장군 안틸로추스를 죽이는 전과를 올렸으나
자신도 아킬레스에게 살해당하여 사막의 석상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아들의 전사를 애통해하던 새벽의 여신 오로라는
제우스 신에게 하루에 한번 만이라도 아들이 소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을 하여
매일 아침 동틀 무렵 오로라 여신은 햇빛으로 아들을 쓰다듬어 줄 수 있게 되었고
아들인 멤논은 슬픈 노래로서 어머니에게 화답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전설이 생긴 이후 이 석상은 <멤논의 거상>이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석상의 울음소리는 밤과 낮의 기온 차이가 큰 사막의 공기가 석상의 틈새를 통과하면서
내는 소리였던 것인데 이런 사실을 안 로마의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가
이 석상의 잘라진 부분을 수리해 줌으로써 울음소리가 더 이상 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기원 전 14세기에 만들어진 멤논의 거상 - 높이가 18m 이다
남쪽 석상(왼쪽)은 아멘호테프 3세와 그의 부인 '티위' 그리고 딸이 조각되어 있고
북쪽 석상(오른쪽)은 아멘호테프 3세와 그의 어머니인 '무템비아'가 조각되어 있다
남쪽 석상의 오른쪽 부분 - 여자 입상이 보인다
오른쪽 여자 입상을 정면에서 본 모습 - 왼쪽에 있는 입상은 파괴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북쪽 석상
북쪽 석상의 오른쪽 부분
왼쪽 부분에 남아 있는 아멘호테프 3세의 어머니 '무템비아' 입상
'멤논의 거상'과 이 동네에 살고 있는 소녀
나일 강 주변은 땅들이 이렇게 비옥하지만
강가만 벗어나면 나무없는 산과 사막과 같이 황량한 벌판이 이어진다
나일 강변의 고급 주택들
이 멤논의 거상은 큰 지진 때문에 상반신이 부서지는 피해를 입었다고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이집트에는 지진이 별로 없기 때문에 페르시아의 침공으로 파괴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집트 여행 중에 본 유적들 상당수가 이슬람 세력에 의하여 파괴된 것을 보았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종교 지도자들은 해서는 안될 일을 너무나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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