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를 품에 안은 바위산의 바다 황산
일을 하면서도 산에 매료되어 한달에 두번 이상은 산을 찾았었는데
산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사진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흥미를 갖게된 후에는
1000m가 넘는 산을 언제 올라가 보았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사진여행으로 폭을 넓히고 부터는 수직으로 걷기보다는
수평으로 걷는 것을 선호한 탓에 간혹 깔딱고개가 나오면 숨이 무척 가빠왔는데
얼마 전에 호기심으로 다녀온 중국 황산에서 오랫만에 온 몸이 녹초가 되었습니다
중국의 10대 관광지 중에 한 곳이라는 황산은 199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산이 워낙 악산이면서 깍아지른 듯한 절벽의 연속이어서 일반인들이 오르기가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79년 등소평이 76세 나이에 황산을 둘러보고 빼어난 경치에 감탄하고
누구나 황산을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들라는 지시에 의해 대대적인 개발을 시작하여
세 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총 14만여 개의 돌계단을 만들어
천하의 비경 황산을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황산의 시작 '자광각' - 매표소가 있는 곳이다
산행 순서 : 자광각 부근에서 옥병 케이블카를 타고 웅장한 협곡을 지나 옥병역에 도착한 다음
옥병봉 - 연화봉 - 일선천 - 오어봉 - 천해 - 광명정 - 비래석을 거쳐 배운루에서 점심을 먹은 후
버선바위 쪽으로 가서 서해대협곡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 - 배운정 - 몽필생화 -
필가봉 - 시신봉 - 흑호송 - 백아봉을 지나 백아령역에서 운곡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
산행시간만 7시간 30분 소요
옥병 케이블카 - 협곡 사이에 너무 높이 매달려 있어 무서움도 못 느낀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바라 본 전경 - 첩첩산중이란 이런 곳을 말하는 것 같다
황산에는 69개의 봉우리가 있고 해발 1000m 이상의 봉우리도 여러개 있는데
특히 연화봉. 광명정. 천도봉은 '삼주봉'이라고 하고
황산의 기송. 괴석. 운해. 온천을 '황산의 4절'이라고 부르고 있다
고생대에 생겨난 암석으로 이루어진 황산은
긴 세월이 지나 침식되면서 현재와 같은 낭떠러지 절벽의 경관이 완성되었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펼쳐지는 바위산과 소나무들의 아름다운 어울림이
감탄에 감탄을 자아내지만 부족한 나의 사진 솜씨로는 담아낼 재주가 없다
(봉우리에 오르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작게 보인다)
지도를 보면서 올라가지만 절경에 취해 봉우리의 이름은 생각도 하지 않은지 오래이다
14만여 개의 돌계단은 이렇게 바위를 다듬어 만든 계단이다 - 마치 산 허리를 깍아 산길을 만들 듯이....
소나무와 바위 봉우리가 어우러진 절경
맞은편 산허리에 우리가 지나갈 트레킹로가 보인다
바위봉우리 위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
케이블카에서 내려 1시간만에 도착한 '연화봉'
해발 1,864.8m 높이로 황산에서는 제일 높은 봉우리인데
기어 올라야 할 정도로 경사가 심한 부분이 있어 많은 여행객들이 봉우리 밑의 우회길을 이용한다
연화봉 정상에서의 절경
연화봉에서 일선천. 오어봉. 천해. 광명정을 거쳐 비래석까지의 길
높이 12m의 '비래석'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듯한 형상 같기도 하고 하늘에서 뚝 떨어져 박힌 것 같기도 한 바위
이 바위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 나서 쉴 틈도 없이 '서해대협곡'으로 향하였다
황산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로 꿈속에서나 보는 경치라는 뜻으로 '몽환경구'라고도 부른다
마치 설악산 공룡능선을 수십 개 합쳐 놓은 듯한 수직절벽이 인수봉 몇배의 높이로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서해대협곡은 이름 그대로 급경사의 협곡 밑으로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구간인데
과연 황산 최고의 장소로 불릴만한 절경과 비경의 연속이었다
( 이곳 역시 힘든 곳이라 대다수의 여행객들이 계곡으로 내려가지 않고 단하역에서 케이블카로 하산을 하였다 )
서해대협곡의 장엄한 모습
고소공포증이 있는 듯.. 아주머니 한분이 바위벽에 붙어 게걸음으로 지나갔던 곳
난간도 없이 아찔했던 서해대협곡의 한부분
서해대협곡의 만물상
서해대협곡을 지나 배운정을 거쳐 몽필생화 - 필가봉 - 시신봉까지 가는 길
시신봉 - 흑호송 - 백아봉을 지나 달리다시피 도착한 백아령역
미리 연락해 놓은 덕분에 케이블카가 조금 연장하여 운행하고 있었고 (직원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우리가 탄 케이블카가 운곡사역에 도착하자마자 케이블카 운행을 멈추었다
요즘 TV에 '무식한 여행'이란 코너가 있던데
이번 황산 트레킹은 '무식한 트레킹'이라기 보다 '무리한 트레킹'이었던 것 같습니다
황산을 하루에 돌았기에 숙소에 와서도 발 전체의 근육이 풀어지지 않고 뻐근하였지만 중국의 국보라는 황산
산위의 소나무도 유네스코에 등록되어 있고 일년 중에 250일이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는 황산을
맑게 개인 날 몸 속에 있는 불순물을 모두 쏟아내면서 천혜의 비경을 만끽하였으니
당분간 산에 대한 갈망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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