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이 절로 나오는 불교석굴 중경 '대족석각'
중국 중경 보정산에는 섬세하게 사실성이 표현되어 있는 불교석굴이 있는데
이 석굴은 '조지봉(趙智鳳)'이라는 스님의 '일생의 심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지봉'은 1,159년에 가난한 가정에서 유복자로 태어난 인물로
그가 어릴 때 어머니가 몹시 허약하여 그들의 생활은 늘 가난에 쪼들렸습니다
할 수 없이 그는 당시의 습관대로 출가를 해 가족의 평안을 기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섯살에 출가한 '조지봉'은 스님생활을 시작하면서 열여섯살부터 여행을 했으며
삼년 후에 고향에 돌아와 일생의 위대한 사업인 보정산 석각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 이유는.. 여행 중 너무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그는 심오한 불교경문을 알기쉬운 조각으로 표현하여
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불경의 진리를 깨닫게 하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90세쯤(기록이 불명확)에 '조지봉'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90년이라는 짧지 않은 일생에서 70여년이라는 시간을 보정산 석각에 몰두 하였습니다
그는 이 조각들에 불교의 내용과 유교. 도교의 교리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중국 석굴 예술사에 찬란한 걸작을 남겼습니다. 그리하여..
'북에는 돈황이 있고 남에는 대족이 있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대족석각은
조각예술의 보고로 인정받고 있고 199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이 되었습니다
보정산 석각의 입구
산신상과 도교의 창시자상
대족석각의 주 표현양식은 마애불상의 석굴양식이다
그러나 다른 불교석굴과는 달리 불상과 함께.. 유교를 창시한 공자와 중국본토의 종교인 도교의 인물상을
석굴 입구에 나란히 함께 조각하여 놓았다
이는 중국문화 역사에서 유교와 도교. 불교가 장기적으로 싸우면서도 융합하는
변천사를 구현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불상과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상
목우도 (牧牛圖)
산벽을 따라 각기 다른 형태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이 조각은
소의 고삐를 잡아채는 성난 모습과 소가 고개숙여 순종하는 마지막 모습을
대조적으로 생동감있게 조각하여.. 마음의 수련 역시
소 처럼 한발 한발 길들여지는 변화의 과정을 겪은 후에야 이루어 진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호법신상 (護法神像)
호법신들은 불교의 나라를 지키는 수문장이자 수호신인데.. 얼굴은 한결같이 우락부락하고 위협적이다
화엄삼성상 (華嚴三聖像)
3개의 커다란 불상조각은 '화엄삼성상'으로 보정산 석각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불상의 표정은 부드러우면서도 진지하고 드리워진 가사는 섬세하고 힘이 넘치는데
3개의 불상 중 문수보살의 손에는 탑이 놓여 있다
책을 들고 있는 다른 지역의 문수보살상과 달리 대족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모습이다
육도윤회상 (六道輪回像)
이 석상은 무상대귀(無常大鬼)가 커다란 바퀴를 입으로 물고 두 팔로 받친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바퀴는 고해(苦海)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바퀴 한가운데에 사람이 앉아 있고 그의 가슴에서 나온 빛에 의해 바퀴는 다시 여섯 갈래로 나뉘어진다
각 갈래마다 작은 동그라미가 있고 그 안에는 부처나 보살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는 '만물의 시작은 심장에 있고 심장이 일체를 말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작은 동그라미는 모든 사람이 부처나 보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석가열반상 (釋迦涅槃像)
보정산에서 가장 유명한 석각인 석가열반상
높이 5m. 길이 31m에 이르는 와불로 보정산 석각에서 가장 규모가 커 금새 알아볼 수 있다
이 석상은 석가모니가 인도의 쿠시나가르에서 열반에 든 것을 묘사한 것으로
와불 앞에는 석가모니의 18제자가 도열해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열반상 바로 앞에는 꾸불꾸불한 도랑이 파여 있는데
이는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뒤 많은 제자들이 그의 뒤를 따르려하자
부처가 자신의 손가락으로 길에 금을 그어 따라오지 못하게 했다는 일화를 표현한 것이고
향로 윗편에는 부처의 가족들로 전해지는 9여신이 가족들을 영솔. 부처의 영정을 맞이하는 모습이다
천수관음상 (千手觀音像) - 보수공사 중
좀 깊게 파여진 동굴속에는 1,000여개의 손이 조각된 황금빛 천수관음보살상이 모셔져 있었다
손바닥마다 눈이 하나씩 새겨져 있는 이 불상은.. 무려 88㎡ 규모의 하나의 바위 덩어리에 조각되어 있다
부모은중경변상 (父母恩重經變像)
자식에 대한 부모의 한없이 큰 은공을 묘사한 '부모은중경변'은 태어날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입까지 비뚤어질 만큼 큰 출산의 고통을 참고 있는 임산부나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어머니
자식을 품에 안고 누워 있는 여인상 등 주로 어머니의 은덕을 묘사하고 있다
부모에 대한 효가 땅에 떨어져 버린 요즘 시대에 이 석각들이 의미하는 바는
종교적 가치나 예술적 상징성 그 이상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知恩者少 負恩者多 '은혜를 아는 자식은 적고 은혜를 배반하는 자식은 많다' 라는 글귀가
제일 하단에 있는 석판 양옆에 새겨져 있다
지옥변상 (地獄變像)
'지옥변상'에는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이 많이 묘사되어 있다
나쁜 짓을 저질러 지옥에 떨어진 사람들이 창에 찔리는 모습이나 두 다리가 잘린 사람. 타오르는 불 속에 던져지는 사람들
혀가 뽑히는 장면 등이 무척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어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석각에 새겨진 '나쁜 일을 하거나 부모에게 불효하면 벼락을 맞아 죽는다'는 글귀나
염라대왕 앞에서 심판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죄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이다
죄의 경.중을 저울로 재고있는 모습
유부남이 다른 여자를 탐하는 모습
당나라 초부터 시작한 '보정산 석각'은 13세기 말 전란으로 이 부분에서 중단되었다
보정산 석각내에 있는 절 - 성수사 (聖壽寺)
조지봉 스님 입상
보정산 석각은 중국을 대표하는 대형석굴 중 거의 마지막 시기에 조성된 석각으로
무계획적인 다른 석각들과는 달리 남송 특유의 섬세함과 사실성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는
화려하고도 웅장한 대규모 석굴조각이다
이 석각은 단지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교훈과 깨우침을 주고 있어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족석각'은 세월이 흘러가면서 당시의 아름다운 모습이 많이 부식되었지만
평범하고 단순한 진리조차 망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깨우침을 주기 위해 오늘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하였다
'해외여행 > 아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돗토리여행] 눈 덮인 벌판으로 변해버린 돗토리 해안사구 (0) | 2011.01.28 |
---|---|
[일본 돗토리여행] 작고 예쁜 요괴들이 서 있는 미즈키 시게루 거리 (0) | 2011.01.18 |
[중국 구채구여행] 114개의 보석이 산계곡에 박혀있는 구채구 (0) | 2010.10.04 |
[북인도여행]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리석 건물 타지마할 (0) | 2010.07.29 |
[중국 운남여행] '잃어버린 지평선'의 샹그릴라를 찾아서... (0) | 2010.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