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의 돌담

해외여행/유럽

베로나 아레나 원형극장에서 본 오페라 아이다

돌담* 2021. 2. 12. 07:59

이탈리아에서의 알프스 하이킹을 끝내고 프랑스 쪽에 있는 알프스로 가기 전에

잠시 머물다 갈 도시로 정한 곳은 베로나 Verona 였습니다

베로나로 정한 이유 중에 하나는 아레나 로마 원형극장에서 오페라를 한편 보고 싶어서였고

다른 하나는 일행 중에 줄리엣의 집을 보지 못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베로나는 중세 요새 도시로서의 건축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구도시 전체가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된 곳입니다

더구나 도시의 상징인 아레나 원형극장이 있고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배경이 된 곳이기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된 것입니다

 

 

 

오르티세이에서 베로나로 가는 직행버스가 없어

오르티세이에서 볼차노까지는 시외버스를 이용하였고 볼차노에서 베로나까지는

저렴하면서도 편안한 Flixbus를 이용하였다

 

볼차노까지 시외버스 요금  6.5유로/인

볼차노에서 베로나까지 Flixbus 요금  8.2유로/인

 

 

 

Flixbus를 타고 보니 이 버스는

베니스 - 베로나 - 볼차노 - 베니스 국제공항을 운행하는 버스였다

 

 

 

베로나 구시가 유명 관광지 약도

이번에는 아레나 원형극장과 카스텔베키오 주변을 소개하고

다음 포스팅에서 줄리엣의 집을 비롯하여 나머지 명소들을 소개할 예정임

 

베로나에서 우리는 Airbnb 숙소를 이용하였는데

방 2개와 거실, 주방, 식당이 있는 아주 깨끗한 아파트였다

 

 

 

베로나에 도착하여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이른 저녁을 먹고 아레나 원형극장이 있는 브라 광장으로 갔다

 

 

 

브라 광장 입구에 있는 브라의 문 The Portoni della Bra

베로나는 이 문을 중심으로 동서로 아디제 강까지 거대한 성벽이 세워져 있는데

이 문이 중세에는 교외와 도시를 구분짓는 경계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브라의 문을 지나자 보였던 기차 모양의 예쁜 구시가 순환버스

 

 

 

브라 광장 Piazza Bra

브라 광장에 아레나 원형극장과 함께 시청이 있었다

 

 

 

베로나 아레나 원형극장 Verona Arena

AD 30년에 세워졌고 길이 139m, 폭 110m에 44단의 대리석 좌석이 있다

건립 당시에는 30,000명을 수용하였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지금은 수용 인원을 15,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베로나에서 개최되는 가장 유명한 행사는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이고

이 축제는 1913년 8월 10일에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아이다'를 공연한 이후

1차, 2차 세계대전 동안만 제외하고

매년 6월~8월 사이에 이곳에서 4~6편의 오페라가 올려졌다고 한다

 

우리가 베로나에 머무는 기간에는 <아이다>와 <라 트라비아타>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인터넷으로

아레나와 어울리는 오페라인 <아이다> 티켓을 구입하였다

 

 

 

아이다 Aida는 등장 인원이 많고 넓고 큰 규모의 무대 장치가 필요한 대작이어서

무대 뒤쪽 좌석 부분까지 무대 배경으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이 원형극장에서는 2011년 Sound Reinforcement System을 설치할 때까지

마이크나 확성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페라는 오후 9시에 시작되었다

3시간을 공연하는 오페라를 이처럼 늦은 시간에 시작하는 이유는

해가 진 후에 공연을 하려는 의도와 함께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실제로 공연을 보고 있으려니

통풍이 전혀 되지 않는 오목한 원형극장의 구조와 낮의 열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대리석 좌석과 관중의 열기 때문에 밤이었지만 너무나 더웠다

 

 

 

개선행진곡이 연주될 때의 장면

 

이렇게 많은 관중이 있었지만 매너들이 좋아 소음이 없었고 음향시설도 좋아

멀리 떨어져 있는 나의 좌석까지 아리아가 잘 들렸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이곳에서 오페라를 본 분에게

좌석 위치에 대하여 의견을 물었더니

아레나는 너무나 넓어 A석에 앉아도 가수들이 너무 작게 보인다며

아레나의 음향시설이 좋아 어느 좌석에 앉아도 오페라 감상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하기에

한국에서 저렴한 좌석으로 티켓을 구입했는데 그 말이 맞았다

 

 

 

오페라 아이다 줄거리

 

이집트 왕의 딸인 암네리스는 에티오피아 포로 출신인 아이다를 몸종으로 데리고 있다

아이다는 사실 에티오피아의 공주였지만 이 사실을 숨기고 있다

암네리스는 라다메스 장군을 흠모하고 있으나 라다메스와 아이다는 몰래 사랑을 하고 있는 사이이다

그런데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사이에 다시 전쟁이 일어나

라다메스는 이집트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어 전쟁에 나가게 된다

 

그 사이 수상함을 느낀 암네리스는 아이다를 다그쳐 둘이 연인 사이임을 알아내고 격노한다

이집트가 전쟁에서 승리하여 개선을 하게 되는데 전쟁 포로 중에는

신분을 숨긴 상태로 끌려온 아이다의 아버지인 에티오피아의 왕 아모나스로도 있었다

이집트 왕은 승리에 대한 포상으로 라다메스를 암네리스와 결혼시킨다고 선포한다

결혼식 전날 아모나스로는 아이다에게 탈출로를 알아내라고 다그치고

이 과정에서 라다메스는 아이다에게 군사기밀을 누설하고 반역죄로 체포된다

 

감옥에 갇힌 라다메스에게 암네리스는 사랑을 간청하지만 거절당한다

결국 라다메스는 지하 감옥에 갇혀 생매장을 당하는 형을 선고 받고 감옥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미리 와 있던 아이다를 만난다

두 사람은 지상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다음 세상에서 이룰 것을 기약하며 서서히 죽어간다

 

 

 

아레나 원형극장의 야경

2019년 6월 28일 이날은 더위 때문에 고생은 하였지만

그동안 꼭 한번은 보고 싶었던

베로나 아레나 원형극장에서의 오페라 아이다 공연을 보았던 날이다

 

 

 

브라 광장의 야경

 

 

 

광장에 들어갈 때는 보지 못했던 브라의 문 성벽에 있는 셰익스피어의 흉상

 

흉상 옆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구절이 새겨져 있는 석판이 있었다

“ There is no world without Verona walls,
But Purgatory, torture, hell itself.
Hence banished is banish’d from the world,
And world’s exile is death .… ”

이 글에서 Verona walls는 브라의 문과 연결되어 있는 성벽을 뜻한다

 

 

 

이튿날 아침 시내 구경을 다시 나섰는데

이 조각은 숙소에서 브라 광장 쪽으로 가다가 보았던 조각이다

 

 

 

어제는 아레나 원형극장 쪽으로 급히 갔기에 그냥 지나쳤는데

브라의 문 옆에 거대한 이집트 파라오가 앉아 있었다

파라오를 브라의 문 수문장으로 격하시켜 놓으려는 의도인지...

원형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를 공연하고 있기에 설치해 놓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브라 광장에는 삼나무와 소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통일 이탈리아의 첫 번째 왕인 Victor Emmanuel Ⅱ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부조

 

 

 

부조 밑에는

'셰익스피어를 사랑한다면 베로나를 떠나기 전에 줄리엣의 무덤 위에 꽃 한송이 놓아주세요'

라는 글이 있었다

 

 

 

아레나 원형극장 옆에 있는 베로나 시청

원래는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은 궁전 Palazzo Barbieri 이었다

착공 1836년 ~ 완공 1848년

 

 

 

시청 옆에 있는 성벽

이 성벽을 Verona Walls라고 부르며 브라의 문과 연결되어 있다

 

 

 

성벽 서쪽 끝 아디제 강가에 있는 박물관 카스텔베키오 Castelvecchio

카스텔베키오는 '오래된 성' 이라는 뜻이고

중세에 베로나를 지배했던 Scaliger 왕조의 가장 중요한 건물이었다

 

 

 

1354년 착공하여 1376년 완공된 이 성은 고딕 양식의 건물로

크기가 매우 작고 장식이 거의 없는 성이다

 

 

 

박물관 내부

 

 

 

이 성은 카스텔베키오 다리와 연결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베로나에 반란이나 쿠데타가 발생했을 경우 왕족들이 이 다리를 이용하여

북쪽의 티롤로 안전하게 탈출하기 위해서이다

 

 

 

카스텔베키오 다리를 Ponte Scaligero 라고도 부른다

 

 

 

아디제 강에서 바라본 카스텔베키오 다리

1356년 세워졌으나 1945년 독일군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다

이후 1949년에 흰색 대리석과 붉은 벽돌로 재건되었고 다리의 길이는 120m이다

건립될 당시의 경간 48.7m는 세계에서 가장 긴 경간이었다고 한다

 

 

 

다리 난간 구멍으로 본 아디제 강

 

 

 

카스텔베키오 박물관 옆에 있는 아르코 데이 가비 Arco dei Gavi

베로나의 저명한 가문인 Gavi 가문에 의해 세워진 이 문은

로마시대 때에 도시의 관문으로 세워졌으나 나폴레옹에 의해 철거되었고

이후 원래의 위치에서 멀지 않은 곳에 1932년 재건된 문이다

 

 

다음 포스팅에선 줄리엣의 집과 로미오의 집 그리고 줄리엣의 무덤을

베로나의 다른 관광명소와 함께 소개하겠습니다